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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식집사를 위한 식물 기르기

분갈이 후 바로 물을 줘야 할까? 주지 말아야 할까?, 초보 식집사를 위한 분갈이 가이드

by 식집사 김홍시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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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 후 바로 물을 주어야 할까요? 주지 말아야 할까요? "정답은 식물 상태에 따라 다르다" 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분갈이 후 바로 물을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할 요소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분갈이 직후 물을 줄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려면 뿌리 상태/ 잎 상태/ 수분 상태/ 양분 상태 이렇게 네 가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뿌리 상태

왜 뿌리 상태를 살펴보아야 할까요? 화분에 준 물은 식물의 뿌리를 통해 흡수되어 식물체 전체로 퍼집니다. 때문에 물을 얼마나 주느냐 보다는 식물이 물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가 과습과 건조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식물의 뿌리 끝은 흙에 닿는 면적을 넓혀 효율적으로 물과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미세한 뿌리털로 덮여있는데 기존 화분에서 식물을 들어내 흙을 털어내고 새 화분에 심어주는 과정은 그 자체로 연악한 식물의 뿌리에 상당한 데미지를 줍니다.

 

그런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분갈이 직후에 물을 주면 상한 뿌리가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화분에 여분의 물이 많이 고여 뿌리 호흡을 방해하고, 이 때문에 뿌리가 썩어 물을 더 흡수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갈이 과정에서 뿌리가 많이 뜯겼거나, 뿌리를 따로 정리했다면 분갈이 후 한 주기정도 물을 주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잎 상태

뿌리를 통해 흡수된 물은 식물체 전체로 퍼져 광합성에 사용되고 이후 남은 물은 잎의 기공을 통해 배출됩니다. 그런데 삽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잎이 한 두장 뿐인 어린 식물이거나 이미 과습 피해를 입어 잎이 많이 떨어진 식물이라면 어떨까요? 잎을 통해 수분을 내보내는데 한계가 있으니 뿌리로 물을 적게 흡수하게 됩니다.

 

즉 식물의 물 소비량이 적어지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분갈이 직후 물을 흠뻑 주면 뿌리가 약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화분에 여분의 물이 고여 뿌리 호흡을 방해하고 과습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잎이 빈약하거나 한 번 과습 피해를 본 식물이라면 분갈이 후 한 주기 정도 물을 주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수분상태

분갈이 후 물을 주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판단하려면 분갈이 전 식물의 수분 상태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물을 준지 얼마 되지 않아 흙이 축축한 상태에서 분갈이를 했다면 식물은 줄기와 잎이 이미 수분을 충분히 저장하고 있는 상태일텐데요. 이런 상태에서는 식물이 수분을 더 필요로 하지 않아 분갈이 직후 물을 주더라도 그 물은 흡수되지 않고 화분에 그대로 남아 뿌리 호흡을 방해하며 과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양분상태

식물이 해를 충분히 보고 체내에 양분을 많이 축적한 상태라면 분갈이 직후 물을 주더라도 그 물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수분은 농도가 옅은 곳에서 짙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인데(삼투압 현상), 양분이 가득한 식물체 내부는 농도가 짙어 수분을 잘 흡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합성의 재료는 물이기 때문에 햇빛을 많이 받았다면 광합성을 거치며 수분을 많이 소모한 상태일것이므로 분갈이 직후 물을 주더라도 충분히 흡수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분갈이 후 물을 주지 마세요!

 - 온라인으로 식물을 배송받은 직후 분갈이를 할 경우

배송 과정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뿌리털이 손상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고, 이삼일가량을 빛이 차단된 박스 안에서 보내며 양분 수준도 낮아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배송 과정에서 말라죽지 않게 하기 위해 보통 발송 직전에 물을 주고 흙 쏟아짐 방지를 위해 화분 상단을 랩핑하기 때문에 화분 내 수분도가 높을 것인데 햇빛까지 보지 못하니 수분을 소모하지 못한 상태일 것입니다.

 

식물을 배송받았다면 그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에서 이삼일 정도 뿌리를 회복하고 양분을 쌓게 한 후 분갈이를 해주시고, 곧장 분갈이를 해야 한다면 물을 한 주기 정도 주지 마세요.

 

- 과습으로 사경을 헤매는 식물을 분갈이할 경우

과습으로 식물에 이상이 생겨 분갈이를 했을 정도라면 이미 필요 이상의 물에 식물이 노출되었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수분으로 뿌리가 녹았을 것이고, 수분도 과하며, 과습으로 잎도 많이 떨어져 잎 상태도 안좋고 이로 인해 양분 합성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므로 배수를 아주 좋게 하여 분갈이 해주시고 뿌리가 어느정도 회복될 때 까지 1-2주간 물을 주지 마세요.

 

- 수경재배 또는 물꽂이하던 식물을 분갈이할 경우

수경재배를 하거나 삽목을 위해 물꽂이 하던 식물을 흙에 심게 되면 뿌리가 물과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기까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물에 담가 키웠으니 식물체 내의 수분도 충분할 것이고 삽목을 위한 잎 한 두장 짜리 어린 식물은 잎을 통해 수분을 많이 소모하지 않으니 분갈이 후 한 주기 정도는 물을 주지 마세요

 

잎이 건강하고 풍성하며/분갈이 과정에서 뿌리 손상이 거의 없고/햇빛을 충분히 받은/분갈이 전 3~7일 동안 물을 주지 않은 식물이라면 분갈이 후 물을 흠뻑 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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