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갈이, 초보 식집사님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가드닝 스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분갈이는 귀찮고 부담스럽지만 제 때 해주지 않으면 식물 뿌리가 부족한 수분, 양분, 공기를 찾아 화분 테두리를 빙빙 돌며 자라거나 화분 모양에 꼭 맞게 가득차 단단히 굳어버려 나중에 다른 화분으로 옮길 때 뿌리를 많이 잘라내어야 할 수 있습니다.
분갈이는 그 자체만으로 식물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데 뿌리까지 많이 상한다면 새 화분에 적응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분갈이 몸살을 심하게 앓을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식물이 죽을 수도 있겠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분갈이를 고려해야 할 상황과 적당한 분갈이 시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마지막 분갈이 후 2년 이상 지난 경우
마지막으로 분갈이를 한 지 2년이 경과되었다면 화분 속 흙의 양분이 거의 고갈된 상태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또한 화분 속 흙은 물을 줄 때마다 조금씩 침식 되어 점점 작아지는데, 작아진 입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엉키고 굳어져 뿌리가 숨쉬고 뻗어나가기 힘들어집니다.
2. 뿌리가 화분 밑 물구멍으로 빠져나온 경우
조만간 분갈이를 해야 한다는 신호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뿌리가 화분 아래 물구멍으로 삐져나왔다고 해서 당장 분갈이를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식물에 따라 뿌리가 길게 뻗으며 자라는 성질이 있기도 하고, 공간이 아니라 공기가 필요해 물구멍으로 뿌리를 뻗어내기도 합니다. 뿌리가 밖으로 자란다고 해서 무작정 분갈이를 해주시기 보다는 화분 속에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환경에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검토해주세요.
3. 식물이 성장을 멈춘 경우
식물은 병충해, 물부족, 빛 부족, 과습과 같은 환경상의 문제가 없다면 계속해서 새 잎을 내는 것이 정상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식물이 성장을 멈추거나 오래된 잎부터 노랗게 변하며 떨어지는 현상이 심해진다면 분갈이가 필요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땅속의 뿌리와 땅 위의 잎의 성장은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라도 환경이 적합하지 않다면 성장이 더뎌지거나 멈춥니다. 화분에서 조심스레 식물을 꺼내 뿌리 상태를 확인해보시고 뿌리가 화분 속에 가득 차 있다면 조금 더 큰 화분에 심어주세요.
적절한 분갈이 시기는?
계절적으로는 식물이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봄과 가을이 분갈이를 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입니다. 덥고 햇볕이 풍부한 여름에 식물이 가장 활력 넘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한여름의 고온은 식물의 뿌리 활동을 둔하게 하기 때문에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이 식물에게는 가장 좋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빨래가 잘 마르는 것 처럼 식물도 수분을 많이 빼앗기는데 분갈이로 뿌리가 상하게 되면 한동안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좋지 않습니다. 실내식물의 경우 계절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는 하지만 왕성한 성장이 시작되기 직전인 이른 봄이나 성장기가 끝난 늦가을에 새 흙으로 교체해 봄부터 여름까지 식물이 빠르게 성장하며 사용할 양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분갈이는 계절적인 변수 외에도 식물의 상태를 잘 관찰한 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고 있거나 꽃눈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면 분갈이는 꽃이 질 때까지 미루어야 합니다. 꽃을 피우는 도중에 분갈이를 강행한다면 꽃이 피다 말고 떨어져버릴 가능성이 큽니다.
온라인으로 식물을 배송받은 직후에도 분갈이를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송 과정에서 흔들리며 잔뿌리가 많이 상했을 수 있기 때문에 회복될 때까지 통풍이 잘 되는 환경에서 이삼일 휴식기간을 주신 후 화분을 교체해주세요. 뿌리 상태를 확인해보신 후 화분에 뿌리가 너무 가득차지 않았다면 배송받은 그대로 한동안 키우시는 것도 좋습니다.
▶ 참고 포스팅
분갈이 화분 크기/모양/재질 선택 요령, 얼마나 더 큰 화분을 골라야 할까?
식물이 많이 자라 새 화분을 구입하려 하면 항상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얼마나 더 큰 화분을 골라야 할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화분 크기 선택 요령과 함께 식물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화분의 모
sundaylawnclub.tistory.com
식물 분갈이 방법과 식물별 흙 배합, 초보 식집사를 위한 친절한 분갈이 가이드!
앞선 포스팅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원예용 흙의 종류와 용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배양토, 상토, 질석, 마사토, 펄라이트 바크 이렇게 다양한 분갈이 재료들을 어떻게 배합해야 할까요? 이번
sundaylawnclub.tistory.com
댓글